히마와리 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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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여러분은 천년의 위시가 있으십니까.
저는 2019년 코미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마주친 카가미 글라스를 보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너무너무 비싸보여서 두고올 수밖에 없었죠...

바로 그 유리잔을 2024년 긴자 미츠코시 백화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답니다.
정말 한밤중의 메리 고 라운드 같은... 아름다운 반짝임...
09.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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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하지만 66,000엔이라는 가격을 보자 갑자기 이성이 돌아와서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좀 해보자...'하고 다른 컵들을 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 들어온 노란색 컵.

내 눈빛이 닿기 무섭게 긴자의 노련한 점원분이 "이 제품의 이름은 히마와리(해바라기)이고요, 보시면 바닥쪽이 해바라기 모양이라서, 컵을 들 때마다 해바라기를 볼 수 있답니다."라고 소개해 주셨다.
09.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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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그 말을 듣고 컵 안쪽을 보니 정만 완연한 해바라기가 한 송이 피어있었음...
겉면의 조각도 아름다운데 숨겨진 해바라기까지 본 나는 완전히 반해버려서 이 컵을 살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비싼 크리스탈 글라스를 2개나 살 여력도 없고, 아직 4일간의 여행 일정과(짐도 많았음) 즛토마요 콘서트 관람까지 남아있던 터라 천년의 위시는 다음에 다시고 하고 중간 보스로 히마와리 글라스를 구입. 면세까지 받을 수 있어서 나름 합리적인 소비였다. 엔화도 800원대였구.
09.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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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글라스뿐만 아니라 랄프로렌 양산과 교토 명품 부채 등등을 사느라 미쯔코시 백화점에서만 백만원을 쓰고 거지가 되어 야끼소바를 먹는데도 옆에서 루이보스 티를 담고 반짝반짝 빛나는 히마와리를 보고있으니 행복했다.

아름다운 아내를 두면 가난해도 행복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야끼소바 퍼먹음.
09.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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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나중에 유리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 알게된 건데, 이런 식으로 색유리를 깎아 만든 크리스탈 잔을 '에도키리코(江戸切子, Edo Kiriko)'라고 한단다.

색유리 + 투명 유리의 이중 구조를 지닌 유리 표면을 회전하는 숫돌이나 연마 휠로 직접 깎아내는 공법으로서, 에도키리코 협동조합을 통해 전통적인 에도키리코의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해 인증을 받아야 진짜 에도키리코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09.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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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일본 전통 커팅 글라스의 또다른 대표격으론 사츠마키리코(薩摩切子)가 있는데, 이쪽은 가고시마에서 유래한 기법으로 정교한 기하학적 문양이 특징인 에도키리코랑 달리, 세밀한 깎아냄을 통한 그라데이션이 주 포인트라고 한다. 언젠가 한번 이쪽도 구경해보고 싶다.
09.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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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언젠가 또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꼭 너를 구해올게... 약속이야...
09.21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