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이별 그리고 사랑
문학은 물론 인생의 영원한 화두라 할 수 있는 ‘이별’과 ‘사랑’이라는 단어에 주목하여 일본 작가 10인들의 단편 및 중편 소설들을 모아 엮었다.

몇 번의 자살미수 끝에 강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작품인<굿바이>, 자신의 아픈 경험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승화시킨 ‘요코미쓰 리이치’의<화원의 사상>, 이른바 일본 왕조문학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호리 다쓰오’의<광야>등 우리에게 다양한 간접경험을 주며 ‘이별’과 ‘사랑’에 대한 생각과 삶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해줄 작품들이 담겨 있다.
1
kwonna
요코미쓰 리이치 단편선을 빌리려 했는데, 도서관에 없어 요코미쓰의 단편이 포함된 바른 책을 빌려왔다. 일문학 작가들의 사람과 이별을 소재로 한 단편을 엮은 책이라는군...
05.28 19:55
2
kwonna
저자의 말
당시선의 오언절구 중에, 인생별리에 대한 구절이 하나 있는데 나의 한 선배는 그것을 '안녕'만이 인생이다, 라고 번역했다.

참으로 서로 만났을 때의 기쁨은 한순간
에 사라져버리지만 별리의 상심은 깊어, 우리는 언제나 석별의 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05.28 19:57
3
kwonna
다자이 오사무-굿바이
다지마는, 울상을 지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기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처리할 방법이 없다. 돈으로 정리할 수 있다면, 식은 죽 먹기겠지만, 여자들이, 그것으로 물러나줄 것 같지도 않았다
05.28 19:58
kwonna
진짜 다자이 오자무스럽다 도입부 자체가...
05.28 19:59
kwonna
미완이잖아 이새끼가!!!
재미는 있었어요.
06.16 21:02
4
kwonna
화원의 사상
67p

그의 아내가 팔에 맞아야 하는 주사의 숫자는 나날이 늘어났다. 그녀는 음식으로 오로지 물만 먹게 되었다.
어느 날의 저물녁, 그는 발코니에 서서 저물어가는 아래쪽 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이제 니는 그저 아내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 한가로운 시간 속에 나는 대체 무엇을 채우려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아무것도 일 수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이 올라서 있는 움직이지 않는 발코니가 끊임없이 시간 위에서 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는 수평선에 반원으로 잠겨가고 있는 태양의 속력을 지켜 보고 있었다. 저것이 아내의 생명을 잠식해가고 있는 속력이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06.16 20:53
kwonna
죽어가는 아내를 관찰하며 덤덤한 묘사하는 모습에서 보이는 건조한 사랑이 좋았음...
06.16 21:01
5
kwonna
탐닉
114p

외로움을 느끼거나 할 때 아이가 있는 아내는 거의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한다.

외국의 부인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부인들 중에는 대체로 아이가 생기면 자신의 모든 정성을 아이에게만 쏟아 붓고 남편에 대해서는 그저 의리상 정조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는 사회에서 활동하려 하는 남자의 마음을 충분히 점령할 만큼의 수단, 혹은 분벌나
는 이것음 참으로 살아 있는 애정이라고 생각한다)이 있을리 없지 않은가?

나는 나의 아내를 반신불수에 걸린 동물로밖에 생각지 않는다.
06.16 20:56
kwonna
뭐 어쩌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재미도 없고 분량만 많다.
06.16 21:02
6
kwonna
가을
308p

그러나 때로는 투 사람 사이에 침묵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그녀는 미소를 지은 채 시선을 화로 속의 재로 떨어뜨렸다. 거기에는 기다린다고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회미하게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면 우연인지, 고의인지 순키치가 바로 화제를 찾아내서 언제나 그 마음을 깨뜨렸다.
06.16 20:58
kwonna
이 단편집에서 제일 취향이었던 작품. 쓸쓸한 가을날 저녁같은 아련한 삼각관계와 현실이 좋다.
06.16 21:03
7
kwonna
사랑
321p

그러나 그 사람은 인조 가죽으로 만들어 그 표면에 에나멜을 발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딸깍딸각 기분 나쁜 소리가 나는 피부를 갑자기 두르기 시작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의 영혼은 어디 입구는 없을까 그 사람의 몸 주위를 찾아 헤매는 것 같습니다. 괴롭고 애달픈 번개가 껍데기 같은 제 몸속을 뛰어다니며 곳곳의 피부를 꿰뚫고 억지로 방전하기 때문에 따끔거리는 소름이 돋습니다. 당황한 저의 영혼은 때때로 그 사람의 입술이나 이마를 향해서도 달려드는 것 같습니다.

아크등에 튕겨져 나오는 밤의 매미처럼 제 영혼은 미끄러져 떨어져 쥐어짜내는 듯한 목소리로 우는 것 같습니다.
06.16 20:59
kwonna
비유가 재밌다. 사건은 없고 묘사만 있어 아쉽긴 하지만.
06.16 21:04
8
kwonna
사랑이여, 사랑
323p

세상에서는 이 사람을 어른 중의 어른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내게는 어린아이로 보인다. 그런 나를 이 사람은 아직 어린아이처럼 보고 어딘지 못미더워한다. 서로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이 거친 세상을 잘도 헤쳐나간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점점 말이 없어져 때로는 하루 종일을 침묵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의 연결까지 끊어진 하루는 아니다. 이 사람이 눈으로 보라고 알려주는 정원의 첫눈. 이 사람이 귀를 기울이는 처마의 참새에 나도.....
06.16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