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텀 823
브랜드: 파이롯트
제품군: 커스텀 823
제품 종류 : 앰버 브라운
닙 종류: M닙 (1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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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세일러 메이게츠(명월)를 사고 만년필의 세계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메이게츠의 시키오리(사계)시리즈의 한 분파로 나와 일본에서만 한정판매되고있는 히사카타(계절의 순간)시리즈의 호시쿠즈(은하수)를 알게되었다.

저렴한 가격(7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으며, 겨울 하늘의 밤하늘을 담은 테마의 만년필이니만큼 실물로 봤을 때 은은한 펄과 실버의 조화가 엄청 예쁘다~라는 후기를 보고 구매를 결심했다.

해외배송 상품이다보니 배송비가 꽤 있어서 '사는 김에 다른 것도 구매해볼까~'하고 상점을 둘러보다 이 녀석을 보았다. 투명한 진갈색의 배럴이 아메리카노를 연상시키는 멋진 녀석이었다. 그래서 같이 구매.

정작 본 목적이었던 호시쿠즈는 영 손이 안 가서 얼마 안 가 방출하였고, 커스텀823은 나의 총애를 받는 만년필이 되어 오랫동안 내 곁을 지키고 있다...
01.02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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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이 친구의 특장점 중 하나는 플린저 방식(유압식) 충전을 하기때문에 배럴 전체를 잉크통으로 써서, 한번에 1.5ml에 달하는 잉크를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플린저 방식은 순간적으로 몸체 내에 진공 상태를 만들어 잉크를 흡입해 충전하는 방식으로, 카트리지나 컨버터 방식이야 말할 것도 없고, 피스톤 필러 방식보다도 훨씬 많은 잉크를 저장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고장이 잘 나고 수리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고 들었다.

어쨌든 지금이야 이 개념에 대해 알지만, 만년필을 살 당시 입문자였던 나는 플린저 방식이 뭐 어떤 건지 당근 알 수가 없었고, 뒤쪽 밸브를 열심히 돌려봐도 잉크는 전혀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영상을 뒤져보다 가까스로 플린저 충전 영상을 찾았고, 뒤쪽을 돌려서 연 다음 쑤욱~빼낸 뒤 다시 닫으면 된다는 놀라운 작동 원리를 배웠다...
01.02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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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지금봐도 어이없네 누가 저렇게 충전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영상보고 슬쩍 당겨봤는데 잘 뽑히지도 않아서, 큰맘먹고 산 비싼 만년필 망가지는 거 아냐 싶어가지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한참 고민했었던 추억ㅠ
01.0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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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커스텀 823의 또 하나의 특징은 닙이 아주 크다는 것인데, 세트로 잘 사용하는 카웨코랑 붙여놔보면 그 대비가 더 극명하다. 닙이 커서 그런지 필감도 부드럽고 좋은편. 잉크량도 많고 편해서 오래 쓸 수 있는 펜이다보니 필사용도로도 자주 사용한다.
01.02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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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파이롯트 커스텀 라인의 뒤에 붙는 2~3자리의 숫자를 XY, XYZ 형식이라고 했을 때, XY는 파이롯트 사 창립 XY주년에 출시한 1만 엔대 제품이라는 뜻이고, XYZ는 창립 XY주년에 출시한 Z만 엔대 제품 혹은 XY제품의 Z만 엔대의 파생 제품이라는 뜻이라 한다.

그러니까 커스텀 823의 경우, 82주년 기념으로 나온 3만엔 대의 만년필이란 뜻이다.
가격 상승으로 지금은 정가 49,500엔이다. 나는 20만원대에 샀던 것 같은데...
01.02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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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TMI로 내 커스텀 823의 캡탑부분엔 찍힌 자국이 있다. 산지 얼마 안 됐을 때 상의 포켓에 넣어뒀다가 차에서 내릴 때 물건을 흘리는 바람에 그걸 줍느라 허리를 숙였을 때 만년필이 번지점프를 해서 아스팔트에 내던져졌기때문에 생긴 상처다. 옆에 있던 파트너 카웨코 골든 에스프레소도 똑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역시 부부는 일심동체(?)
01.02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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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펜입된 잉크는 위에서도 잠깐 나온 세일러x블루블랙 한정 [레몬 아이스티]. 아이스티라고 하지만 사실 커피색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내맘대로 커피색이라 생각하면서 쓰고 있다. 커피 자국같은 농담이 예쁘게 져서 어디에 써도 예쁘다.
01.02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