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클라베
★★★★

교황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작되고, 로렌스(랄프 파인즈)는 단장으로서 선거를 총괄한다.
한편 당선에 유력했던 후보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교활한 음모와 탐욕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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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주말에 어머니랑 같이 보고 왔다. 영상미랑 사운드가 좋아서 역시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 싶은 느낌... 그리고 영화관에서 몰입해서 안 봤으면 중간에 딴짓하고 하느라 100%감상을 못했을 것 같다.
03.1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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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등장인물을 알아먹기가 힘들었음... 이름으로 부르고 성으로 부르고 어쩌고 저쩌고 게다가 다들 비슷한 옷을 입고 있다보니... 처음에 추기경들 와글바글 캐리어 들고 나타날 때부터 '아 좆됐군... 나 못 외운다 이거'싶었다.

첫 번째 콘클라베 진행됐을 때 후보들 이름 불러주는데 속으로 '누군데 그게~~~!!!'하면서 눈물흘리고 있었음.
03.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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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의 모든 음악과 장면이 좋았지만 특히 교황이 죽고, 그 시신을 수습하면서 나오는 긴박한 클래식 음악이 너무 좋았음.

https://x.com/i/status/1884319768691499155

음악의 분절에 딱딱 맞춘 씬 전환과 효과음까지 음악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그 구성을 보면서 '아 진짜 연출에 목숨 거는 변태가 만들었구나'싶었고, 그 기대가 러닝타임 내내 충족되는 영화였다.

다 늙은 할아버지들이 뭐가 그렇게 아름답겠어요. 근데! 콘클라베에선 그 처연함과 기름기없는 육신의 담백함이 정숙함과 금욕적인 분위기로 승화돼서 일시적이지만 노인콤 생길 지경이었음. 추기경님 보고 이런 생각 하는 거 불경한가요? 아멘입니다.
03.1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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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금욕적인 추기경들의 정치적이고 탐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심지어 선역인 캐릭터마저도) 교황이 되는 것은 기존의 구조를 익히고 지지기반을 쌓아온 유력자였던 그들이 아닌, 새로운 사람이었던 것도 좋았다. 혼란스럽고 위기인 상황에서 더 보수적이고 단단한 차별과 격리가 아니라 그럼에도 그들을 안고 나아가는 포용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과반 이상이었다는 부분이 좋았음.

테데스코가 감정적으로 격해져서 "이건 전쟁입니다!!":라고 할 때 분쟁 지역에서 온 베니테스가 "진짜 전쟁이 뭔지 겪어본 적이나 있냐"라고 하는 모습에서 인터넷 상에서 치고박고 싸우며 다 죽여버려야 한다고 떠드는 사람들과 툭하면 전쟁을 들먹이는 정치 지도층이 생각남... 몰살과 전쟁을 하나의 해결책이자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인데.
03.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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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무엇보다 이 모든 추악한 욕망과 계략, 감정의 소용돌이가 너무나 아름답고 성스러운 공간에서 열린다는 게 오타쿠의 심금을 자극하는 뭔가가 있었음. 감독이 정치 스릴러물인데 비주얼적인 면이나 연출에만 너무 집중했다는 비판도 있던데, 어쩔 수 없잖아요. 가톨릭이잖아요. 그리고 아름답고 거룩한 포장지로 더러운 욕망이 싸여져 있는 게 맛있는 건데 ㅉㅉ
03.19 00:47
6
kwonna
베니타스 배우 너무 신기한 게, 어떻게 60세가 넘었는데도 그렇게 생기있는 소년의 눈망울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 그리고 그 소년스러움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마지막 반전과 맞물리면서, 미성숙한 남자의 것이라 생각했던 그 느낌이 여성적인 면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음. 어떻게 이런 배우를 이 역에 캐스팅했지? 캐스팅 담당자 집 사줘라...
03.19 00:50
7
kwonna
그리고 테데스코도ㅋㅋㅋ 극보수 추기경이 빨간색 전담피는 거 진짜 캐릭터성 확실해서 너무 좋았는데, 배우가 감독한테 제안해서 들어간 설정이란 거 알고 '오오...'했었음. 누구보다 금욕적으로 보여야 할 추기경이 왕따시만한 십자가 목에 건 채로 실내에서 담배 뻑뻑 피워대는 게 성질 진짜 보통 아닌 개꼴통이겠구나 싶지 않나요?

영화 보고 원작 정보 찾아보다가 안 건데 이 사람 신학에 뜻을 늦게 가져서 그 전까지는 완전 세속적으로 방탕하게 살았다며 미치겠다 아 주님을 알기 전이니까 ㄱㅊㄱㅊ~~하면 되는 거냐고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제일 청렴하고 보수적인 것도(전재산이 400만원이라고 함. 전담 보증금인가요?) "아 이자식 타락한 성직자 같은 게 아니라 진짜 꼴통새끼구나!"싶어서 웃김.
03.19 00:59
8
kwonna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천장이 뽀개지는 씬인데, 나 솔직히 [로렌스]라고 이름 적었을 때 본인 이름 쓴 건줄 모르고 '로렌스가 뉘겨~~'이러고 있었음ㅋㅋㅋㅋ 나중에 안 사실인데, 로렌스가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며 의식했던 천장화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고, 그 중에서도 아이컨텍 했던 인물은 영혼을 지옥으로 타락시키기 위해 다리에 매달린 악마라고 한다.

로렌스가 자기가 교황이 되겠다 결심하고 투표하자마자 천장이 터지면서 천벌같이 로렌스를 포함한 추기경들 모두 꿀밤 한 대씩 맥이는 거 너무 좋았음ㅋㅋㅋㅋ 영화 보기 전에도 스틸컷으로 보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실제로 영화로 보니까 더더 좋았다.
03.1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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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천벌(물리)
03.2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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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단절된 공간이 외부에서 날아든 폭격으로 인해 내부와 연결되고, 그 사이로 빛과 맑은 공기가 들어오는 장면이 인상깊었음.

마지막 반전도 그 균열과 그 사이로 비춰오는 미래를 뜻한 게 아닐까 싶다. 완전히 단절된 무언가는 존재할 수 없으며, 아주 작은 틈이라도 빛이 들어오기엔 충분하니까.

그리고 베니테스가 기존 가톨릭 규율을 지키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면 건강 스캔들로 인해 차기 교황직을 맡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역설적인 장치도 마음에 들었다. 결국 그러지 않고, 다양성과 자신의 모습을 포용함으로써 교황으로 선출될 수 있었다는 점이 반전으로선 부족하나 서사 장치로서는 좋았다는 생각.
03.2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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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주얼리 기록 타래
03.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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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보고나서 좋은 작품은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듬
분명 조명해야할 의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메시지도 작품에 안 담는다는 자체가 너무 게으르고 비겁하게 느껴짐
03.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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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보고 왔다. 견진성사 받은 냉담자로서 가톨릭 인간들이 항상 웃고 다정하다가도 고집은 엄청 세서 남 말 죽어도 안 듣는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 고집 센 인간들 중 대장 고집쟁이들을 전 세계에서 백명을 모아 그 중에서 짱을 뽑는다는 내용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뭐랄까. 가톨릭 인간들은 사람 착하게 허허 웃고 있다가 뭐 부탁해도 잘 들어주고 안 시켜도 먼저 뭘 하고 있고 그러다가 자기가 생각하는 원칙에 안 맞는 일이 있으면 벌떡 일어나서 죽빵 갈기고 돌아와서 다시 자리에 앉고는 허허 웃는다는 편견이 있음.

콘클라베에 대한 감상도 비슷해서 할아버지들이 꼬까옷 입고 예쁜 건물에 옹기종기 모여다니며 서로 씅 내고 흥칫핏하는 모습이 참 깜찍해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영화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트럼프 죽빵을 갈기고 일론 머스크 고환을 걷어찬 뒤 돌아와서 자리에 앉고는 허허 웃음.

https://x.com/dcdcssss/status/1899151852606038524?s=19
03.24 13:05
kwonna
‘콘클라베’(영화) 보면 약간 넓은 스펙트럼의 좌파들이 모여서 치고 박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짐.

1. 후보들이 서로 자기가 제일 낫다고 생각함
2. 자기보다 타협적인 사람은 타락했다고 생각함
3. 자기보다 강경한 사람은 세상물정 모른다고 생각함
4. 가장 원치 않는 자만이 진정 자격 있음

https://x.com/eggry/status/1899342979296542989?s=19
03.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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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후기 만화
03.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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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팬아트
03.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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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로멜리와 베니테스 그 짤방
03.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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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로멜리의 취향
03.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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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콩클라베
03.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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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He’s seen it all
03.2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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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신부의 눈으로 본 콘클라베
03.24 13:09
kwonna
옷걸이에 쫙 걸려 있는 흰 수단을 두고 요한 23세는 덩치가 너무 커서 제일 큰 수단도 맞지않아 결국 등쪽 솔기를 뜯어야 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새 교황에게 딱 맞도록 모든 크기의 수단을 준비해도, ‘신의 뜻대로’ 이뤄지는 일을 ‘사람의 힘으로’ 예측하고 대비하는게 무색하다는 의미였음
03.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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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로렌스의 와리가리
03.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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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4장 요약
03.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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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로멜리와 베니테스
03.24 13:13
24
kwonna
Oh Sistina...
03.2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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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콘클라베 유감
03.2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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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테데스코와 로렌스
03.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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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아니걍 콘클라베라는장르 자체가 나를위해펼쳐진 노인네유토피아 노인네유니버셜스튜디오 노인네디즈니랜드 노인네라퓨타 노인네에덴동산같음 광야에서 40년 떠돌다 도착한 젖과꿀이흐르는땅임
03.31 12:23
kwonna
콘클라베를 전심전력으로 파진 않지만... 정말 각자 알아서 중노년 퍼먹던 오타쿠들이 어쎔블한건 느껴짐. 어떤 사람이 "한국에 노인 그릴 줄 아는 오타쿠가 이렇게 많았어?" 하며 경악한거 생각하면 아직도 웃김.
03.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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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콘클라베 연성들 먼가 리스토란테 파라디조 느낌이야
03.3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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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04.02 02:19
30
kwonna
고해성사
04.03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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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베니타스 예하
04.0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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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늘어나는 테데스코의 재산
04.03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