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주며 함께 무대에 섰는데, 하나이 한지로의 대역으로 처음으로 혼자 무대에 서게 되면서 무너진 키쿠오...
그런 키쿠오를 도와주는 순스케한테 "네 피를 내 걸로 만들고 싶어. 나에겐 나를 지켜줄 혈통이 없어."라며 처절하게 매달리는 순스케랑 "...너에겐 재능이 있잖아."라고 제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말을 꺼내는 키쿠오의 관계성이 너무너무 맛도리였네요.
공연을 보며 그 격차를 체감하고 도망치는 키쿠오를 하루에가 쫓아가 손을 잡아주고, 같이 떠나는 장면을 보고 어머니가 "쟤는 왜 같이 도망치지?"라고 했는디, 내 생각엔 키쿠오도, 하루에도 순스케는 '무대에 서야 하는, 설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그 공통적인 이해와 동정심, 그리고 자기는 순스케의 곁에 있으면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지만 키쿠오의 곁에 있으면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으니까... 결국 떠난 것이 아닐까.
11.27 00:22
6
kwonna
가부키 예전에 찍먹했을 땐 뭔지도 모르겠고 재미없고 했는데, 아름다운 OST에 각종 무대장치와 연출이 아름답게 그려져서 보기에 즐거웠음. 덕분에 중노년층뿐만 아니라 가부키를 모르는 젊은 층에게도 통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함. 물론 배우들도 힘들고 무대 연출 비용도 엄청 들었겠지만ㅋㅋㅋㅋㅋ
11.27 00:24
7
kwonna
"가부키는 결국 혈통이야"라는 말에 지지 않으려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습하고, 하나이 한지로에게 이름까지 받지만 결국 한지로가 각혈하며 쓰러질 때 찾은 건 키쿠오가 아니라 순스케였던 장면이 진짜 명장면이라고 생각함... 결국엔 '혈통'에 패배해버린 순스케가 이때를 기점으로 어딘가 망가져버리는 게 마음에 박혔다.
11.27 00:27
8
kwonna
키쿠오의 재능을 보고 도망쳐버린 순스케가 지내온 시간과, 혈통에 밀리고 각종 추문으로 추락해 떠돌며 겪은 키쿠오의 고난이 겹쳐지는 걸 보면서 두 사람은 정말 서로의 거울쌍같은 존재구나. 둘이 화해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생각했음...
그 고난의 와중에도 가부키를 못 버리고 "어디를 보고 있는 거냐고? 어디를 보고 있는 걸까..."하고 미친 듯이 웃으며 춤을 추는 키쿠오가 너무나 아름다웠다네요. 어릴 적 본 그 경치, 도달하고 싶은 그 풍경을 바라보며 닿지 않는 춤을 추는 그 마음이 그 장면에서 너무 설득력있게 다가왔음. 연기와 영상과 연출의 삼박자가 진짜 마스터피스였어요...
11.27 00:32
9
kwonna
그리고 당뇨에 걸린 키쿠오가 다리를 절단하고, 마지막으로 같이 가부키 무대에 섰을 때... 순스케의 재능에 질려 도망쳤지만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도망치지 않고 무대를 마지막까지 해내는 순스케와 순스케의 곪아버린 다리를 붙잡고 우는 키쿠오가... 키쿠오의 초연때 장면이 겹쳐지면서 너무 큰 울림이 있었음...
감동하는 와중에 역시 클라이막스는 이전에 지나가버린 장면을 약간 비틀어서 사용하는 방법이 진짜 치트키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11.27 01:10
10
kwonna
마지막으로 홀로 무대에 선 순스케가 백조 아가씨를 연기하는 그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고, 컨페티가 내리는 하늘을 보면서 드디어 평생을 좇던 그 광경을 보여주며 끝나는 것도 예상되는 장면이었지만 좋은 마무리였다.
영화를 다 보고 처음부터 되짚으며 생각해보니 처음에 아버지가 죽던 날에도 눈이 왔었지~싶으면서, 어쩌면 가부키를 하면서 그 날의 트라우마에 계속 얽혀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함. 복수를 성공했으면 해방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실패했고, 마음속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 살아가야 했으니...
안 그래도 어릴 적 아버지가 죽은 트라우마가 영화 내내 보이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이미 어릴 때 본 그 '풍경'에 집착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준 거구나 싶었다.
11.27 01:13
11
kwonna
어머니는 딸이 사진 작가가 되어 아버지를 찾아오고, "당신을 한번도 아버지라 생각한 적 없어요. 하지만 무대에 선 당시을 볼 때면, 존재하지 않는 풍경 속으로 이끄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당신의 연기를 볼 때만큼은 행복했어요."라고 하는 대목이 제일 좋았다고 하심. 나는 그 정돈가? 싶었고.
11.27 01:14
12
kwonna
어쨌든... 다시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싶다.
11.27 01:15
13
kwonna
유튜브 덧글
「키히사오, 봐 봐」라고 말해 눈앞에서 아버지가 죽어 갔던 그 설경에 “미”를 봐 버린 키쿠오는, 그 순간부터 마물로 잡혀 있었던지도.
극중에서 종종 추상적으로 비추어진 경치. 색종이도 꽃 눈보라도 아닌, 시작의 눈과 피일까요.
11.27 01:19
kwonna
헉 그러네. 눈 내리는 풍경만 아니라 가부키의 적색과 흑색이 아버지가 죽은 그 날의 풍경과 같은 모습이구나... 그래서 가부키에 그렇게 집착했던 것도 있는 걸까?
훗날 '국보'라 불리게 될 한 남자, 그는 야쿠자의 세계에서 태어났다.
이 세상 것이 아닌 듯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키쿠오.
세력 다툼 속에서 아버지를 잃은 그는
간사이 가부키 명문 가문의 당주 하나이 한지로에게 거두어져
가부키 세계로 뛰어든다.
그곳에서 그는, 타고난 후계자로 장래가 약속된
한지로의 친아들 슌스케를 만나게 된다.
전혀 다른 피를 이어받은 두 사람,
자라온 환경도, 타고난 재능도 다르지만,
라이벌로서 서로를 자극하며 청춘을 오롯이 예술에 바친다.
그러나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그들의 운명을 뒤흔드는 거대한 톱니바퀴를 돌리기 시작하는데…
아무도 본 적 없는, 금기의 ‘가부키’ 세계.
피와 재능, 환희와 절망, 신뢰와 배신.
몸부림치는 처절한 인생의 끝에서 마주한 감동의 눈물과 열광.
두 배우의 캐릭터성이 진짜 좋았음. 이거 2차로 대박흥할것같은데~같은 느낌이 딱 드는ㅋㅋㅋㅋ
키쿠오(소년) : 야쿠자의 아들, 순스케의 혈통을 부러워함, 모범적이고 진중하며 예술에 대한 열망이 가득함
순스케(소년) : 가부키 명문가 도련님, 키쿠오의 재능을 부러워함, 유흥을 즐기며 능글맞은 성격
키쿠오(중년) : 사생아 있음, 가부키를 위해서라면 남 상처입히기도 주저하지 않음, 닳고 닳음
순스케(중년) : 키쿠오의 첫사랑과 결혼함, 키쿠오에게 죄책감을 지니고 있음, 시한부
이걸... 이걸 어떻게 안 퍼먹음?
그런 키쿠오를 도와주는 순스케한테 "네 피를 내 걸로 만들고 싶어. 나에겐 나를 지켜줄 혈통이 없어."라며 처절하게 매달리는 순스케랑 "...너에겐 재능이 있잖아."라고 제일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말을 꺼내는 키쿠오의 관계성이 너무너무 맛도리였네요.
공연을 보며 그 격차를 체감하고 도망치는 키쿠오를 하루에가 쫓아가 손을 잡아주고, 같이 떠나는 장면을 보고 어머니가 "쟤는 왜 같이 도망치지?"라고 했는디, 내 생각엔 키쿠오도, 하루에도 순스케는 '무대에 서야 하는, 설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걸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그 공통적인 이해와 동정심, 그리고 자기는 순스케의 곁에 있으면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지만 키쿠오의 곁에 있으면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으니까... 결국 떠난 것이 아닐까.
그 고난의 와중에도 가부키를 못 버리고 "어디를 보고 있는 거냐고? 어디를 보고 있는 걸까..."하고 미친 듯이 웃으며 춤을 추는 키쿠오가 너무나 아름다웠다네요. 어릴 적 본 그 경치, 도달하고 싶은 그 풍경을 바라보며 닿지 않는 춤을 추는 그 마음이 그 장면에서 너무 설득력있게 다가왔음. 연기와 영상과 연출의 삼박자가 진짜 마스터피스였어요...
감동하는 와중에 역시 클라이막스는 이전에 지나가버린 장면을 약간 비틀어서 사용하는 방법이 진짜 치트키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다 보고 처음부터 되짚으며 생각해보니 처음에 아버지가 죽던 날에도 눈이 왔었지~싶으면서, 어쩌면 가부키를 하면서 그 날의 트라우마에 계속 얽혀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함. 복수를 성공했으면 해방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실패했고, 마음속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은 채 살아가야 했으니...
안 그래도 어릴 적 아버지가 죽은 트라우마가 영화 내내 보이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이미 어릴 때 본 그 '풍경'에 집착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준 거구나 싶었다.
극중에서 종종 추상적으로 비추어진 경치. 색종이도 꽃 눈보라도 아닌, 시작의 눈과 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