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
힐러
★(+★★★★)

영혼을 치유하는 목소리로 신과 소통하며 기적을 일으키는 존재, 힐러.
그들의 노랫소리는 천국을 보여 주고, 그들의 비명 소리는 지옥을 보여 준다.

어린 시절 납치되어, 강제로 거세당하고 클럽 '파라디소'의 가수가 된 야바(세진)와 코카인(채우). '파라디소'에는 둘 외에도 가수들이 있지만, 그중 노래로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진짜 힐러는 코카인뿐이다.

야바는 코카인의 들러리로 세워지는 삶에는 익숙해져 가지만, 코카인의 노래를 찾는 차이석의 존재에만은 무심해질 수가 없다.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가난한 눈빛을 하고 있는 그에게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기 때문.

차이석과 코카인을 지켜보며 심란해하는 야바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 날 그는 야바에게 암 투병 중인 자신의 형에게 힐러인 척 노래를 해 줄 것을 제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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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내 인생 최고이자 최악의 BL

나는 직장 동료분의 추천으로 처음 이 책을 접했는데, 세 권 분량이기에 적당하네~라고 생각했는데 각 권당 500~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대서사시였음.

처음 책을 펼치자마자 아아아~~~아베마리아~~~ EZR을 해대서 약간 '뭐지?'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그 뒤로 거세당한(아마 카스트라토같은 느낌을 의도한 거겠지...) 주인공이 계속 음낭에 집착하는 정신병 독백이 이어져서 정신적으로 너무 부담스럽다... 싶었다.

그리고 뒤이어 등장한 차이석이 광공의 탈을 쓴 광대여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 이사람 나 웃기려고 이 책을 추천해준 건가? 다들 평점 쓰레기로 준 거 아냐?'하고 리뷰를 보러갔더니 다 5점을 주면서 울고 있는 거예요? 나는 "이 장면을 보고 웃지 않는단 말이야? 감동 받으면서 '이석이같은 공 두 명은 없다ㅠㅠ'라고 하는 거야?"라면서 충격에 휩싸임.
12.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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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그래도 뒤에 보면 좀 괜찮나?싶어서 2권 중반까지 봤는데 그 치명적이고 느와르한 분위기를 내려고하는데 차이석의 광대짓과 야바의 고환집착증이 뒤섞여 너무 웃기다는 감상밖에 안 들었음...

그래도 여기까지왔는데 이 소설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너희 둘 어디까지 가는지 보자 하고 끝까지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마음 한 구석이 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중한 뭔가를 잃은 기분... 예를 들면 돌아오지 않는 내 어젯밤 같은 거... 그리고 이 소설을 알기 전 깨끗했던 나의 정신... 뭐 그런 거...
12.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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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근데 나의 이런 감상과는 다르게 평이 너무 좋으니까 주변인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나? 내가 진짜 이상한 건가? 야바처럼? 싶어서 주변인들한테 한 권씩 돌리면서 제발 읽어보라고 너무 웃기다고 애걸복걸함. 그리고 그들이 힐러를 읽으며 고통받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달받는 게 나의 길티플레져가 되어버림.

이전까지 이 소설에 대한 내 감상은 1점이었는데, 내게 다 읽은 후에도 이렇게 끝없는 즐거움을 준 소설이 있었던가?를 생각해보면 전무후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족도 측면에서는 5점을 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듦...
12.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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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주변인의 힐러 후기 (멤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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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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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주변인의 힐러 후기 (멤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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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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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주변인의 힐러 후기 (멤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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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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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주변인의 힐러 후기 (멤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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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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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na
주변인의 힐러 후기 (멤버공개)
힐러 감상문

나현님 저는 어젯밤까지 4권 중반까지 읽었습니다.
네... 그 우리의 주인공이 드디어 [완벽한 힐러]라는 것이 알게 됐을 때요.

첫 페이지에서 주인공이 [어머니가 술을 마시는 모습을 자궁 안에서 지켜 봤다]라는 묘사가 있었을 때 멈췄어야 했는데 저는 어느 샌가 3권까지 미친듯이 달리고 있더라고요.

살면서 그렇게 고자라는 단어와 젖가슴 / 고환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는 문장은 진심으로 처음 봤답니다. 진짜 저만큼 내가 볼 일이 있을까? 주인공이 남성성 상실을 얼마나 슬퍼하는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그리고 저 미친 집착의 차씨 형제와 기하와 세준이까지 모든 남성들의 집착이 저를 미쳐버리게 만들었어요.
주인공 마약 이름이 숫말 발정제로 쓰이는 야바라던데, 정말 야바이하더라고요.
이 미친 주인공이 환각인지 현실인지 모르고 미친듯이 구를 때마다, 저 녀석의 미친 묘사 때문에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답니다.

하지만 차이석과 야바가 동거하는 장면에서, 야바가 이석이를 보고 [내가 본 그대로를 믿어준다] [벌레를 모두 잡아준다] 등등 미친 묘사를 할 때마다 아 서로한테 감겨서 눈깔이 돌아버렸구나 싶었습니다.

차이석이 세진이의 칩을 빼내고 [뇌수를 빨아먹은] 다음, 총으로 칩을 탕탕 쏠 때가 진짜 압권이었는데요. 내꺼는 그게 어떤거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그의 집념이 느껴졌고, 저는 여기서 진심으로 GG를 치고 싶었지만, 유진님과 3권까지는 무조건 다 읽겠다는 약속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 멈추지 않았답니다.

오늘 집가서 5권까지 다 읽고 나머지 감상평 들려드릴게요...^^ 진짜루... 단톡방 팔까 하다가 제 반응이 평온한 휴일을 망칠까봐 참았어여... 진짜루... 제 마음 아시죠...?
12.29 00:18